사계의 시작을 알리는 봄을 맞이하여 국립진주박물관에서는 장기간 전시되고 있던 소상팔경도의 유물보존과 휴식을 위하여 이 유물을 수장하며, 앞으로는 계절에 따라 2폭씩 전시하고자 합니다. 이에 따라 소상팔경도 중 봄을 상징하는 산시청람과 연사모종 2폭을 우선 전시합니다. 그리고 그 외 봄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김용두 기증 회화 작품들을 4월 14일부터 새로 공개합니다.
▶묵란도(墨蘭圖)
·이하응(李昰應, 1820∼1898)/1897년/견본수묵(絹本水墨)/111.8×32.3cm
고종의 생부로 묵란(墨蘭)에 있어서 독자적인 경지에 도달한 대원군 이하응의 그림이다. 이 묵란도는 각기 양쪽 면에 무게 중심을 두어 대칭구도를 이루며, 중앙에 바위를 배치시키고 상하에 두 무더기의 난초를 그렸으며, 꽃과 잎의 농담을 달리하였다. 간기(刊紀)가 나타나 있는 석파(石坡)의 난그림 중에서 가장 말년 작으로 타계 1년 전인 1897년 作이다.
▶묵포도도병풍(墨葡萄圖屛風)
·최석환(崔奭煥, 1808-?)/1877년/지본담채(紙本淡彩)/99×300cm
조선시대 말 포도 그림의 일가를 이룬 최석환의 포도병풍이다. 일반적으로 포도송이는 다산(多産)을 상징하는 축원용 그림으로 많이 그려졌다. 이 병풍은 10폭이 이어져 한 화면이 되도록 한 연폭 병풍으로서 왼쪽 아랫부분에서 시작하여 오른쪽으로 향하여 휘감아 펼쳐나간 포도덩굴을 강한 농묵의 필치로 그렸다. 그리고 탐스럽게 열린 포도알은 농담의 대조를 보이며, 다양한 잎사귀는 작가가 지닌 먹[墨]과 필(筆)의 표현 역량을 잘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낙화화조도병풍(烙畵花鳥圖屛風)
·박주담(朴株淡)/조선말기/지본낙화(紙本烙畵)/각폭100.6×29.8cm
낙화(烙畵)란 불에 달군 인두로 화면을 지져서 그림을 그리는 특이한 기법으로 일본에서는 燒繪[야끼에]라고 한다. 梅, 蘭, 芭蕉, 柳, 葡萄, 竹, 松 등에 새를 곁들인 민화풍(民畵風)의 그림으로 화면 상단에는 각기 제시(題詩)가 한 수 씩 들어가 있으며, 마지막 10폭에는 "화화도인(火畵道人)","월산(月山)", "박주담인(朴株淡印)"이라는 도장이 찍혀 있어 작가가 박주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