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진주박물관은 심재온 선생(78, 경남 산청군 금서면 화계리 거주)이 보관하여 오던 목활자 21판(대·소 활자 6만5천여 자), 인쇄용 소도구 9종, 각종 고서적 215종 551책 등 599점에 이르는 유물을 수증하였다.
이 유물 중 목활자는 구한말부터 일제시대 사이 심재온 선생의 부친 심상복(沈相福, 1876~1951)이 쓰고 김명곤(金命坤)이 새긴 것이다. 우리 나라의 개인이 만든 목활자 중에서는 유일하게 필주(筆主)가 알려진 활자이며 ‘산청 화계 심씨목활자’라는 명칭으로 2002년 3월 청주고인쇄박물관 개관 10주년 기념 한국고활자특별전에 소개된 바 있다.
이번에 기증된 목활자는 필체가 단아하고 균일할 뿐만 아니라 활자를 분류 보관하는 활자판과 택자(擇字)·조판·인출을 위한 각종 소도구, 문집용과 족보용의 인판(印版), 능화판 등의 인쇄용 용구, 활자를 처음 새기기 위해 쓴 활자초인자본(活字初印字本) 등도 함께 갖추고 있어 목활자의 새기기에서부터 인쇄까지에 소용되는 용구를 모두 수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크다.
또한 이 활자를 이용하여 188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까지 간행한 책이 함께 기증되었다. 이 책들 중에는 조선시대 전기나 중기에 활동한 정여창의 <<일두집(一?集)>>, 김장생의 <<사계전서(沙溪全書)>> 등의 복각본 뿐만아니라 한말 이 지역의 대학자인 기정진(1798~1879)의 <<노사선생문집(蘆沙先生文集)>>, 정재규(1843~1911)의 <<노백헌집(老柏軒集)>>, 송병준(1836~1912)의 <<계산연원록(溪山淵源錄)>> 등 이 기간 서부 경남지역 문인, 학자들의 활동과 저술 등도 함께 포함하고 있어 기증 유물 가치를 한층 높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