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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JU NATIONAL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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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진주박물관(관장 최영창)은 사적 제450호 ‘사천 늑도 유적’발굴 30주년을 맞아 7월 19일(화)부터 10월 16일(일)까지 두암관에서 특별전 ‘국제무역항 늑도와 하루노쓰지’를 개최한다. 일본 규슈(九州) 나가사키(長崎)현 이키시립(壱岐市立) 이키국박물관(一支國博物館)의 특별협력으로 이뤄진 이번 특별전에는 2,000년 전 늑도와 함께 국제무역항 역할을 수행했던 이키(壱岐)섬 하루노쓰지(原の辻) 유적 출토품 168점이 함께 비교ㆍ전시되어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일본국 중요문화재 13점도 포함되어 있다.
삼천포(현 경남 사천시) 늑도 유적은 1979년 다도해의 민요를 취재하러 이곳을 찾았던 양희주 국제신문 문화부 기자의 제보로 세상에 그 존재가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부산대학교ㆍ동아대학교 박물관을 비롯한 4개 발굴기관이 여러 차례에 걸쳐 정식 발굴조사를 하였고, 그 결과 기원 전 2세기~기원 후 1세기대 유물 수만 점이 쏟아졌다. 특히 한반도 남부에서는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 제작됐거나 영향을 받은 외래계(外來系) 유물이 출토되어 초기철기・원삼국시대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교역 거점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렇듯 늑도에서 발굴된 수만 점에 이르는 유물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었지만, 유물의 정리와 보고서 발간이 늦어지면서 체계적으로 정리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 그래서였을까, 창선·삼천포대교가 개통되어 이제 늑도는 누구나 차로 갈 수 있는 연륙섬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적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이전보다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국립진주박물관은 늑도 유적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출토 유물 1,000여점을 집대성하여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특히 비슷한 시기 일본 규슈지역의 국제무역항으로 널리 알려진 이키섬 하루노쓰지 유적 출토 유물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고대 한・중・일 동아시아 교역의 실체를 조명하고자 한다.
늑도와 하루노쓰지 유적을 비교해 2,000년 전 동아시아 문화교류, 더 나아가 교역체계를 복원하려는 이번 전시는 크게 3부로 구성하였다. 제1부 ‘바닷길을 개척하다’에서는 중국-한반도-일본열도를 잇는 동아시아 교역의 시작과, 늑도가 무역항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 자연·지리적 환경을 살펴본다. 그리고 제2부 ‘바닷길 무역의 중심에 서다’에서는 본격적인 바닷길 무역의 실상을 출토 유물을 통해 설명한다. 이어 무덤과 복골 등 의례 관련 유물을 통해 험한 바다에 대한 고대 사람들의 인식을 조명하는 제3부 ‘바닷길의 안녕을 빌다’로 특별전을 마무리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2,000년 전 국제무역항 늑도의 생활상을 다양한 유물로 설명한다.
가령, 옷감을 만드는 모습은 다량의 방추차와 뼈바늘을 이용하여 복원한다. 또 늑도에서 출토된 5,000여점에 달하는 동물자료 중 약 83%는 사슴 뼈였는데, 이를 통해 당시 늑도 사람들은 사슴고기를 즐겨먹고 뼈로는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함께 생활하던 애견이 죽으면 공동묘지에 고이 묻어주었다. 아궁이와 온돌이 있는 움집을 지어 생활하면서 때로는 활석제품이나 철제품을 생산하는 공방으로도 활용하였다. 다양한 재질의 저울추와 중국동전 등으로 미루어보아 시장에 생산품을 내다 팔기도 하였을 것이다. 또 함께 출토된 석제 벼루는 거래의 내용을 기록하였다는 증거이다. 전시에서는 이러한 늑도의 교역과 생활상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늑도와 하루노쓰지를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도록 VR(가상현실)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전시 공간을 박물관에 국한하지 않고 늑도에 흩어져 있는 토기 조각과, 대한해협 너머의 하루노쓰지 유적까지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또 실제 하루노쓰지의 유물이 전시된 이키국박물관도 VR을 통하여 관람해볼 수 있다. 늑도와 하루노쓰지의 바닷길을 배경으로 역할수행게임(RPG)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면서 동시에 역사의 현장을 탐험할 수 있다.
한편, 8월 27일(토)에는 늑도와 하루노쓰지 유적을 중심으로 고대 동아시아 교류사를 조명하는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건무 전 문화재청장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다케스에 준이치(武末純一) 일본 후쿠오카(福岡)대학 교수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늑도와 하루노쓰지를 통해 본 동아시아 교류의 양상’이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또, 전시기간 중 두 차례에 걸쳐 특별강연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당시 실제 발굴에 참여했던 연구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