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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JU NATIONAL MUSEUM
소식·참여ㅇ 전시기간 및 장소: 2019. 7. 16.(개막식 7. 15.) ~ 2019. 8. 25./ 국립진주박물관 기획전시실
2019. 10. 25. ~ 2019. 12. 22./ 고창 고인돌박물관 기획전시실
ㅇ 전시품: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 출토 비격진천뢰 및 완구 등 20여점(보물 4점 포함)
1592년 4월, 부산에 상륙한 일본군은 부산진성과 동래읍성의 점령을 시작으로 한양을 향해 파죽지세로 북상하였다. 불과 20일 만에 수도 한양은 점령되고 조선의 영토 대부분은 일본군에 의해 장악되었다.
9월 8일(3차 경주성 전투) 야심한 밤, 조선군은 4개월 전 일본군에 빼앗겼던 경주성을 탈환하기 위해 성 주변을 포위하기 시작했다. 야간공격을 알아차린 일본군은 성으로의 접근을 저지하기 위해 조총을 쏘며 방어에 나섰다. 멀리서부터 비처럼 날리는 총알에 창을 든 조선군은 쉽게 성벽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지난 8월 20일의 치열했던 전투처럼 이번 공격에서도 성벽을 넘고 승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처럼 보였다.
이때 조선군의 지휘관 박진은 은밀하게 성 아래로 군사를 잠복시켰다. 이어 완구에 둥그런 쇳덩이를 넣은 다음, 성을 향해 발사하였다. 쇳덩이는 성벽을 넘어 성안 곳곳에 떨어지고 떼구루루 굴렀다. 성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발사한 탄환으로 알았지만, 성벽에는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았다. 일본군은 성안에 굴러다니는 쇳덩이 주위로 모여서 시시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어떤 병사는 발로 툭 툭 건드려 보기도 하고, 장난치듯 공처럼 굴려보기도 하였다. 그러던 중 쇳덩이는 큰 굉음과 함께 갑자기 폭발하고, 안에서 작은 쇳조각이 별 조각처럼 날려 모여 있던 군사 수십 명이 맞아 즉사하고, 쇳조각에 맞지 않은 병사는 놀라서 쓰러졌다.
이 쇳덩이가 바로 조선의 비밀병기 비격진천뢰이었다. 비격진천뢰를 몰랐던 일본군은 천지를 흔드는 소리와 사방으로 흩어지는 쇳조각에 큰 피해를 입었고, 이어진 조선군의 총공격에 많은 사상자를 내고 성을 버리고 울산방면으로 퇴각하였다.
이 내용은 임진왜란 당시 비격진천뢰의 사용을 가장 사실적으로 기록하고 있는 경주성 탈환 전투의 한 부분을 각색한 것이다. 비격진천뢰는 임진왜란의 많은 전투에 활용되었으며, 가장 치열했던 1차·2차 진주성전투에서도 사용되었던 기록이 있다. |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최영창)은 오는 16일(화)부터 8월 25일(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2019년 조선무기 특별전 ‘비격진천뢰’를 개최한다. 비격진천뢰는 무쇠로 만든 탄환 속에 화약과 쇳조각(빙철, 憑鐵)을 넣고 폭발 시간 조절 장치를 장착한 당시의 최첨단 무기이다. 임진왜란과 함께 등장한 비격진천뢰는 두려움의 대상이었고 명나라와 일본도 알지 못했던 조선의 독창적 무기였기에 ‘비밀병기’, ‘귀신폭탄’ 등으로 알려졌다.
비격진천뢰는 보물 제 860호(서울 창경궁 발견 추정) 등 전국적으로 5점만이 전해졌을 뿐이었다. 그러나 2018년 고창군(군수 유기상)과 호남문화재연구원(원장 이영덕)이 진행한 전북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사적 제346호) 발굴조사를 통하여, 조선시대 군기고(추정) 주변에서 비격진천뢰 11점이 무더기로 발굴되어 큰 주목을 받았다.
국립진주박물관은 임진왜란 전문 박물관으로 지난 1월 3일(목) 호남문화재연구원과 업무협정(MOU)을 맺고, 고창에서 출토된 비격진천뢰의 과학조사 및 보존처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선의 비밀병기 비격진천뢰의 전 제작 과정을 상세히 밝혀낼 수 있었으며,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 전하는 모든 비격진천뢰와 완구를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우선, 전시실 입구는 3D프린트 기술로 복원한 대형 비격진천뢰에 영상을 입혀(프로젝션 맵핑) 조선 비밀병기를 신비로운 상징물로 연출하였다.
전시는 크게 1부 영상과 2부 실물 전시로 구성하였다.
1부에서는 ‘귀신폭탄-비격진천뢰’라는 주제의 영상을 상영한다. 16m의 대형스크린과 바닥에 프로젝션 영상과 반응형 센서를 접목시킨 최신 몰입형 영상(인터렉티브 맵핑)으로 임진왜란 전투 장면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다. 특히 바닥의 센서로 움직이는 비격진천뢰가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여 흥미로움을 더한다.
2부는 ‘문헌 속 비격진천뢰’, ‘비격진천뢰와 완구’, ‘현대 과학이 밝혀낸 조선의 첨단 무기’란 세 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문헌 속 비격진천뢰’ 코너는 『징비록』, 『향병일기』, 『정한위략』 등 문헌 속에 등장하는 비격진천뢰를 소개한다. 여기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관군과 의병이 비격진천뢰를 사용한 이야기를 생생히 전한다. 19세기 조선 침략을 미화하는 일본의 시각에서 쓰여진 『정한위략』에서도 비격진천뢰는 놀랍고 신기한 무기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조선왕조실록』 등 10여 편의 문헌 기록을 토대로 당시 사람들이 비격진천뢰를 어떻게 인식했는가를 살펴보고 핵심단어를 뽑아내 영상을 제작하였다. 영상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핵심단어는 ‘몰랐던 무기’와 ‘큰 폭발음 ’ ‘두려움’ 등이며 ‘효용성’과 ‘(수량의) 부족함’을 표현하는 문장도 자주 등장한다.
‘비격진천뢰와 완구’에서는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모든 비격진천뢰와 완구(碗口)를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아 전시한다. 보물 제860호로 지정된 창경궁(추정) 비격진천뢰를 비롯하여 장성(추정), 하동, 진주, 창녕, 고창 지역에서 발견·발굴된 유물이 소개된다. 총 16점의 비격진천뢰 각각의 출토 현황과 규격을 상세히 소개하여 한눈에 비교하는 패널도 제작하였다. 한편 비격진천뢰의 발사기인 완구는 보물 제858호와 제859호 중완구, 보물 제857호 대완구 등 국내에 전하는 3점이 모두 선보인다.
‘현대 과학이 밝혀낸 조선의 첨단 무기’에서는 조선시대 무기 해설서인 『화포식언해』와 『융원필비』에 나오는 비격진천뢰 내용을 소개하며 실물 비격진천뢰와 비교하였다. 또한 고창 무장읍성 비격진천뢰의 과학조사 결과와 기존에 알려진 비격진천뢰 분석 결과를 종합하였다. 그간 알지 못했던 비격진천뢰의 제작 및 조립 과정도 영상과 3D프린트 복원품으로 상세히 소개한다. 영상에서는 새롭게 발견된 비격진천뢰 뚜껑(개철, 蓋鐵)의 형태와 잠금방식, 비격진천뢰 기벽(껍질) 두께에 숨겨진 폭발의 비밀, 3D스캔 실측 데이터와 문헌 속 정보의 비교 분석 등을 다루고 있다. 마지막 체험 공간에는 비격진천뢰를 조립하고 발사하는 게임을 설치하여 발사와 폭발 원리의 이해를 돕고 관람객의 흥미를 높여준다.
임진왜란 당시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려는 염원은 비격진천뢰를 발명해냈고, 그 속에 담긴 새로운 기술을 오늘날의 과학으로 재조명한 것이 이번 전시이다. 비격진천뢰에 담긴 구국의 마음과 우리 선조의 지혜를 되돌아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붙임] 1. 과학 조사 결과로 밝혀낸 비격진천뢰 1부.
2. 사진자료(따로 붙임) 1부. 끝.